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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탈출] 경북 영덕 7번 국도 여행(2012-11-08)
관리자 : 2014,02,14 02:01   |   조회수 : 863

 

올해도 겨우 두 달 남았다고 생각하면 한숨부터 나온다. 7번 국도를 따라 경북 동해안을 달리며 기분 전환을 해보자. 대게 철을 맞은 강구항은 사람들로 아주 북적거린다. 영덕 '블루로드'가 개통되며 이 지역은 더 활기차졌다 그동안 7번 국도의 끝은 강원도 고성이라고 잘못 알았다. 7번 국도는 부산에서 시작해 함경북도의 온성까지 이어진다. 달리고 싶으나 달리지 못한 곳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 남은 2012년도 파이팅이다.


7번 국도는 바다를 즐기는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이다. 콧노래를 부르며 한없이 위로, 위로 올라가고 싶다.

삼사해상공원 조금 못 미쳐 다들 뭔가를 보고 화들짝 놀라 길가에 차를 대는 분위기이다. 바다 쪽에 뭔가가 있다. 아직 어떤 지도에도 나오지 않은 '영덕 해상산책로'이다. 블루로드의 출발점답게 교각은 바다와 같은 파란색, 다리 상부는 파도 포말같은 흰색으로 상큼한 자태이다. 해상산책로 바닥 곳곳에는 투명창을 설치해 발 아래 시퍼런 바다를 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 바다 위를 걷는 기분이 이럴까. 바다 위에 떠 있는 아슬아슬한 느낌을 만끽한다. 이날따라 파도가 거칠어 영화 '해운대'의 한 장면에 들어와 있는 듯하다. 해상산책로는 하늘에서 보면 부채와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부채 손잡이 부분을 따라 들어가 바다를 한 바퀴 돌아 나오는 느낌이 짜릿하다. 바닷속 용궁으로 가는 길이 이렇지 않을까. 경북 영덕군 강구면 삼사길 19의 1. '후펜션&레스토랑'에서 바다쪽 골목으로 들어가면 보인다. 

 

 

 

삼사해상공원은 새해가 되면 해맞이 축제가 열리는 유원지이다. '삼사(三思)'의 의미를 이번에 처음 들었다. 세 번 생각한다고 해서 삼사이다. 들어오면서, 살면서, 떠나면서 생각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 모텔이 이렇게 많은 이유는 여러 번 생각해도 모르겠다.

  

 

 

공원 어디선가 낯익은 목소리의 노래가 들려 따라가 보았다. 허연 턱수염에 꽃으로 장식한 모자를 쓰고, 노란 손수건을 흔들며 누군가가 열창을 한다.(평소에는 꽃 남방 차림인데 이날은 추워서 점퍼를 입었다.) 태진아의 '아줌마'를 부르니 아줌마, 아저씨들 정말 좋아한다. 삼사해상공원의 명물, 가수 태진아(본명 조방헌)의 친동생 조방원 씨이다. 조 씨는 삼사해상공원 꼭대기 자신이 운영하는 건어물 가게 앞에서 매일같이 무료공연을 펼친다. 공연 시간표까지 걸어두고 하루 5회 공연 동안 100여 곡의 노래를 소화한다. 태진아의 노래를 열창하는 조 씨를 보기 위해 야외 공연장에 몰리는 관광차량이 하루에도 수십 대에 달한단다. 어르신들은 그를 보면 꼭 태진아를 보는 것 같다며 열광한다. 영덕에서 태진아보다 유명한 가수 조방원 씨를 만났다.

 

 

삼사해상공원에서 3㎞만 달리면 강구항이다. 오십천 강 어귀에 있다고 해서 '강구리'로 불리게 되었다. 동해안에서 손꼽히는 미항이라던 강구항은 대게를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가 없게 되었다. 일명 '대게거리'로 불리는 식당가가 3㎞에 이른다. 이달부터 대게철을 맞아 강구항의 대게거리는 허구한 날 막히고, 상인들의 호객행위가 극성이다. 강구항 근처에 가면 집게발을 한 큰 대게가 뒷덜미를 낚아채는 것처럼 느껴진다. 맘 편하게 구경 좀 하게 어떻게 해 주면 좋겠다. 

강구항에서 15분쯤 달리면 창포말 등대가 등장한다. 창포말 등대는 커다란 대게의 집게발이 등대를 감쌌다. 대게가 마치 해를 드는 듯한 독특한 모양이다. 누가 봐도 대게의 고장과 해맞이의 명소라는 사실을 알 수 있도록 기가 막히게 만들었다. 등대 전망대에 오르면 지금까지 달려온, 또 앞으로 달려갈 구불구불한 해안도로와 바닷가 마을이 한눈에 들어온다. 등대는 지나가는 선박에는 안전, 사람들에게는 재미를 비추어주고 있었다.


등대 아래쪽으로는 언젠가 산불이 났던 모양이다. 민둥산을 다듬어 잔디 언덕을 꾸미고 바다로 향하는 산책로를 만들었다. 해안까지 내려가는 계단에 설치된 대게 형상의 '루미나리에'는 영덕에서만 볼 수 있는 색다른 볼거리다. 밤이 되면 대게들이 반짝반짝 빛이 난다. 창포말 등대 주변으로는 해맞이 공원이다. 공원 내에는 잘 꾸며진 산책로와 작은 쉼터가 조성되어 있다. 이제 두 달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몰려 송구영신을 기원할까.

해안을 달릴 때면 산꼭대기에 서 있는 풍력발전기가 나타났다 사라졌다 한다. 해맞이공원을 지나 풍력발전단지로 올라가는 산길이 나온다. 2005년 완공된 영덕풍력발전단지는 16만 6천117㎡의 부지에 24기의 풍력발전기가 설치되어 있다. 여기서 생산되는 전기는 연간 9만 6천680㎿h로 영덕군민이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가까이 가면 윙윙 하고 바람이 우는 소리가 난다. 하늘을 찌를 듯 거인처럼 우뚝 솟은 풍력발전기가 바람에 맞춰 돌아가는 모습은 동화 속 한 장면이다. 어둑해지며 바다에서는 오징어잡이 배들에 불이 켜지기 시작한다. 덩달아 풍력발전기에도 빨갛고 파란 조명이 들어온다. 영덕풍력발전단지는 이렇게 판타지 공원이 된다. 이런 환상적인 장소가 영덕에 있었다.

풍력발전단지에는 전망대를 비롯해 어린이공원, 오토캠핑장, 비행기전시장 등이 마련돼 가족 나들이 장소로도 좋다. 친환경 발전 시스템 현장 학습장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단다. 풍력발전단지 내 신재생에너지전시관에서는 태양열, 수력, 풍력, 지열, 수소 등 다양한 신재생에너지를 만날 수 있다. 신재생에너지전시관은 오전 9시~오후 8시까지 문을 열며 매주 월요일 휴관. 입장료는 일반인 1천500원, 청소년·어린이 800원. 

 

 

 

시간 여유가 있다면 영덕 블루로드 걷기를 권한다. 블루로드는 세 코스로 이뤄져 있다. A코스(17.5㎞·6시간)는 강구항에서 고불봉~풍력발전단지~빛의 거리~해맞이공원으로 이어지는 산길이다. 해맞이공원~석리~경정리(대게원조마을)~죽도산(축산항)으로 통하는 B코스(15㎞·5시간)는 영덕 해안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C코스(17.5㎞·6시간)는 죽도산(축산항)~봉수대~목은 이색 산책로~괴시리 전통마을~대진해수욕장~청소년야영장~고래불해수욕장으로 이어지는 문화유산 답사길이다. 글·사진=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